슬기로운 재택생활

오늘로써 재택 근무 22일차다.

사무실에서 얼굴을 마주하면서 일하다가 이렇게 갑작스레 전직원이 집에서 일하게 되는 경험은 우리가 직장 생활하면서 겪게될 흔치 않은 기회일 것이다.

그만큼 업무 환경이 급변했고 평소에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소통 방식이 먹히질 않아 일이 잘 안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집에서 일하는 것은 혼자 일한다는 것이고 8시간 이상을 방 안에서만 지내야 하다보니 마치 독방에 혼자 수용된 것 같기도 하다.

약 4주간 동료와 떨어져서 일해온 경험과 이에 대한 생각을 소소하게 정리해 봐야겠다.

사무실에서의 소통 방식

원격으로 일할 때 잘 고쳐지지 않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동안 같은 사무실 안에서 일했기 때문에 궁금한게 있으면 바로 그 사람 자리로 가서 예의 있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정환님 시간 좀 되세요?"

근무 환경이 바뀌었더라도 우리가 하는 일은 여전하기 때문에 일하는 방식도 바뀌지 않는다. 이럴 경우 메신저로 이렇게 운을 트기 마련이다.

"정환님!"

혹은

"정환님 시간되세요?"

그리고서는 상대의 답변을 기다린다. 왜냐면 사무실에서는 이렇게 말을 걸고 답변을 기다려 왔었기 때문이다.

원격근무 소통 방식

원격 근무에서는 이게 썩 좋은 소통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첫째, 상대방은 자리에 있지 않을 수 있다. 회의실이나 탕비실로 이동하는 것처럼 집에서도 항시 컴퓨터 앞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자리에 있더라도 메세지를 즉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 답변을 한정없이 기다려야만 한다.

둘째, 바로 답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리에 않아 있지만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면 상대방이 얘기하는 것의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없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타인의 업무는 내 것 보다 우선 순위가 낮다.

이렇게 얘기해 보면 어떨가?

"정환님, △△△ 작업중인데 △△△ 부분을 잘 모르겠어요. △△△까지는 처리했고, 이후 부터는 어떻게 해야할지...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메세지를 받은 상대는 알람만 보더라도 일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지 즉시 파악할 수 있다. 혹 지금 자리에 없더라도 나중에 메세지를 보면 바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슬랙 쓰레드 사용 방법

회사에서 슬랙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다른 메신저와 달리 "스레드" 기능이 있는 것이 슬랙의 특징이다. 하나의 채팅방 안에서 특정 주제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기능이다.

보통은 하나의 이슈에 대해 누군가 쓰레드를 만들면 여기서 관련된 내용을 토론한다. 그런데 이 쓰레드 사용하는 방식이 좀 아쉬었다.

적잖은 사람들이 먼저 상대를 부른 뒤 쓰레드를 추가한다.

"@김정환 님"

대화를 시작한 사람 입장에서는 먼저 상대를 호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채팅방 안에 있는 대부분의 멤버는 가볍게 이 메세지를 무시한다. 나를 맨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긴장하고 다음 메세지를 기다린다.

이런 식으로 쓰레드를 시작해보면 어떻까?

"@김정환 님, △△△ 작업에 대한 일정 문의 드립니다. △△△일까지 가능할까요?"

대화방에 있는 모두는 비록 자신이 언급되지 않더라도 이 방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잇다. 필요하다면 자기가 그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고...

멘션 당사자는 첫 메세지에 모든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에 긴장하며 다음 문장을 기다리는 초초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런 식의 쓰레드 관리는 검색에도 유용하다. 즐겨찾기를 해 놓았다면 수월하게 관련 주제의 쓰레드를 찾아 이동할 수도 있다.

집중력을 올리는 방법

집에서 8시간 이상의 노동을 해낸다는 것은 무척 고된 일이다. 시간을 나눠 카페라도 다녀 온다면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겠지만 이번 재택은 코로나19로 인한 결정이라서 집안에서만 일해야 한다.

이렇게 한 장소에서 오랜시간 있다보면 쉽게 집중력이 떨어진다. 머리도 돌아가지 않고, 몸은 피곤하고, 눈은 뻐근하고...

나는 회사에서 일할 때 종종 "뽀모도로"를 사용하는 편이다. 여러 앱이 있지만 그 중에 Be Focused Pro를 구매해서 사용해 왔다.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1. 25분동안 집중해서 일한다
  2. 5분 동안 쉰다
  3. 1,2를 할 수 있는 만큼 반복한다.

이런 업무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건강.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 만큼 몸은 틀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비싼 책상과 의자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장시간 앉아서 건강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일에 집중하다보면 한 두 시간이 금새 지나가 버리는데 그걸 몸이 버텨 내는것은 무리다.

둘째, 생산성. 오래 일한다고 해서 꼭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일을 많이 해낼수 있기도 하지만 그건 시간이 많이 있을 경우 그렇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일하는 직장 환경이라면 같은 시간에 효율을 따져야하는데 이건 "집중력"이 좌우한다. 적절한 멈춤이 있어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일어나 쉬는 습관이 필요한데 이게 의지대로 잘 되지 않는다. 뽀모도로 같은 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새로 발견한 타이머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이케아 매장에 들렀는데 괜찮은 물건을 하나 발견했다. 이케아 클로키스

클로키스

탁상 시계다. 근데 기능이 많다. 온도계, 알람, 타이머까지... 타이머가 눈이 띄였다. 사용방법도 재밌다. 세우는 방향에 따라 기능과 불빛이 변한다.

예전부터 뽀모도로 시계를 가지고 싶었는데 이게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3,500원. 부담없이 하나 구매 했다.

이걸로 25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일하면 뽀모도로와 같다. 일하다가 알람음이 울리면 가볍게 다른 방향으로 세워 알람을 끈다. 화면에 알람이 표시되는 어플과 달리 직접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서 만지작 하는 재미도 있다.

5분 동안은 주방에 나가거나 커피를 한 잔 더 마신다거나 하면서 나름의 리프레시 시간을 갖는다.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할 수 있다.

노하우 소개

트위터에 올라온 재택 노하우 중에 인상적인 글을 소개한다.

  1. 문 달린 방
  2. 밖에서 소셜라이프
  3. 동료와 화상 채팅
  4. 채팅는 금새 잊어 버리니깐 어딘가 기록해야 함
  5. 쉬어라
  6. 대부분의 직원이 재택해야 함
  7. 주기적으로 운동